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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운전자 "버스·지하철만 타라는거냐?"…'운전권 박탈'만이 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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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동오 작성일22-02-16 00:13 조회1,3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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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마을에서 운전면허증 없이 생활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운전면허 반납 제도를 알고는 있는데 이곳과는 맞지 않는 것 같아요."

경기 파주시 법원읍 금곡리에서 50년 가량 살아온 김광용씨(67). 양봉업을 하는 그는 업무 때문에 혹은 병원이나 장을 보기 위해 종종 읍내에 나간다. 그 때마다 대중교통 대신 자가 차량을 이용한다. 목적지 도착까지 걸리는 시간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차량으로 이동할 경우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도 버스를 이용하게 되면 30분에서 1시간이 소요된다. 김씨는 "나이가 들면서 운전할 때 반응속도가 떨어지는 걸 느끼지만 그렇다고 운전을 안 할 순 없다"라면서 "주변에서도 면허증을 반납하지 않고 대부분 소지하고 있다"고 했다. 금곡리는 서울에서 약 66㎞ 떨어져 차로 약 1시간 10분만에 도착할 수 있는 곳이지만 교통 수단 선택지는 서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좁았다.

지난 4일 오후 2시 금곡리 마을회관에서 약 22㎞ 떨어진 파주시청 인근 경기의료원 파주병원까지 승용차와 시내버스를 이용해 이동한 결과, 각각 소요 시간은 40분, 1시간 35분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편도 이동시간만 두배 이상 걸린 것이다. 시내버스의 경우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기까지 27분이 소요됐다. 노선버스 2개가 이 마을 정류장을 지나갔지만 배차 간격은 30분~1시간으로 길었고 애플리케이션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고령층 주민들은 버스 도착 시간을 가늠하기 힘들어 정류소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금곡리 마을회관 앞에서 만난 김모(73)씨는 "버스가 오가긴 하지만 대부분 이웃 차를 빌려타고 읍내나 시내에 일을 보러 간다"며 "차도 크게 다니지 않는 농촌 마을에 사는 노인들에게 운전면허를 반납하라고 하는 것은 과하다"라고 말했다.

고령 운전자들의 교통사고가 크게 늘면서 이들의 ‘운전권’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 일각에서는 사상자가 발생하는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 이들의 운전면허를 강제 박탈해야한다는 주장마저 나온다. 고령층의 교통사고가 사회 문제가 발생하자 정부와 지자체는 운전면허 자진 반납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면허를 반납할 경우 교통카드를 제공하는 지원사업 등도 하고 있다. 하지만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못한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은 이러한 면허 반납 제도에 적극 참여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긴 배차 간격, 노선 부족을 비롯한 교통 불편이 해소되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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